목표를 이루는 시간 관리법
많은 사람이 시간이 없다는 고민을 많이 토로한다. 특히 직장인은 더 그렇다. 하지만 한 번 정도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정말로 우리는 시간이 부족한가? 혹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귀한 시간을 흘려보내지는 않는가?
내(신 박사) 대학원 시절에는 어떤 강압적인 통제가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연구실 회의 때 발표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정도가 유일한 통제였다. 회의 발표도 별로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룹 회의를 매번 통과하려고 대학원을 간 것은 절대 아니었다. 당연히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이 표면적 목표였고, 박사 학위에 걸맞은 통찰력 및 탐구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였다.
나는 어느 날 가만히 앉아 자신의 연구 및 학습 시간과 밀도를 들여다보았다. 사태는 심각해 보였다. 이렇게 해서는 5~6년 뒤에 훌륭한 박사가 될 것 같지 않았다. 뭔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
그래서 우선 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시간을 야무지게 활용하려고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 자신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뭐가 잘못되었는지 파악이 안 된 상태로 계속 하루하루를 흘려보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박사과정이 아닌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간 관리법을 찾게 되었다.
실험하는 연구자들은 연구노트라는 것을 적는다. 매일 나오는 실험 결과를 적기도 하고, 때로는 떠오르는 아이디어 혹은 세미나에 참가했을 때 내용을 적기도 한다. 그렇게 연구하는 많은 학생은 습관적으로 연구노트를 들고 다닌다. 하루는 연구노트를 들고 세미나에 들어갔다가 집중이 너무 안 돼서 기존에 연구노트에 적은 것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예전의 실험 결과만 대충 적혀 있는 쪽을 되돌아보니 도저히 이날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일 적을 페이지부터 왼쪽에 줄을 그어서 24칸으로 나눈 뒤 매시간 무엇을 했는지 간략하게 메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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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에는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 혹은 퇴근 전에 기억을 떠올리면서 기록을 하다가 막상 그렇게 떠올리려고 하니 구체적으로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아서 두 시간마다 한 일을 적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떤 일을 했는지 적다가 나중에는 몰입 정도를 Good/SoSo/Bad로 나누어서 추가로 적었다. 그렇게 처음 보름 정도 신경 써서 꼼꼼히 기록했다. 그리고 다시 기록을 살펴보았을 때 나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일단 직접 실험을 하지 않을 때는 몰입도가 낮다는 것을 알았다. 또, 실험할 때도 장비가 돌아가고 있으면 논문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런 시간도 많이 낭비한다는 것이 보였다. 나는 평소에 실험 외 시간에 4~5시간은 공부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가 논문을 읽거나 교과서를 보는 시간은 정량적으로만 2~3시간이었고 집중도를 따졌을 때는 1시간 미만인 날도 많았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매일 했던 일을 기록하니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명확해졌다. 나는 어느 정도 기록하는 습관이 자리를 잡은 다음부터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정립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우선은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이 상당히 불편했다. 연구노트에 집중 정도를 SoSo나 Bad로 적으면 뭔가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Good을 기록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더 많이 노력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조건 집중도가 높은 공부 시간을 3시간 이상 늘리려고 노력했고, 실험 중 시간이 남을 때 논문을 보면 뭔가 시간을 정말 알차게 쓴 것 같아서 Best라고 적기까지 했다.
나는 일 년 이상 악착같이 열심히 기록했다. 그럼 체계적인 시간 관리의 결과는 어땠을까? 2년 만에 박사논문을 다 쓰고도 남을 만큼의 실험 결과를 만들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2년 동안 5개의 일저자 논문을 상당히 좋은 저널에 게재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졸업하기 전까지 일 년 넘게 내 박사논문 주제와 다른 실험을 연구실과 후배들을 위해 진행했다.
졸업 후 연구실은 그 주제로 50억 이상의 연구 자금을 유치했고, 두 명의 학생이 그 주제를 이어받아 좋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모든 것이 시간 관리에서 시작된 결과다.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시간 관리를 잘하려면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실제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부터 최소 일주일정도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 매시간 적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시간에 대한 자신의 평가도 적어 보자. 그렇게 일주일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면 생각보다 활용할 시간이 많음을 알게 되고 양적인 측면과 아울러 질적인 측면에서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게 될 것이다.
결국, 자신의 활용 시간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그 시간에 실현시킬 단기 목표를 세울 수 있으며 이는 성취 확률을 높여줄 것이다. 그런데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우선순위를 정확히 정해야 한다.
자기계발계의 거장 스티븐 코비는 우선순위를 정할 때 자신이 할 일을 ‘긴급성 ’과 ‘중요성 ’이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살펴보라고 말한다. 긴급성은 실제로 시간이 급한 것도 되지만 마음속에서 급한, 다시 말해 바로 하고 싶은 것도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다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 긴급하면서 중요한 일(긴급성 O, 중요성 O)
2)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긴급성 X, 중요성 O)
3) 긴급하면서 중요하지 않은 일(긴급성 O, 중요성 X)
4) 긴급하지 않으면서 중요하지도 않은 일(긴급성 X, 중요성 X)
1번과 4번은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일단 긴급하지만 중요한 일은 누구나 알아서 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대부분 시험공부를 할 것이다. 반대로 긴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은 잠깐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이 일에서 쉽게 벗어난다. 바둑에 관심 없는 여성이 바둑 TV를 계속 볼 일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2번과 3번이다.
우리는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것들을 등한시하는 반면 중요하지 않지만 긴급한 것들을 우선순위에 두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하기보다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이다. 독서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대부분 긴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고 그리 재밌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실천 계획 속에 독서는 빠졌거나 있어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은 실천 계획에 없는데도 잘도 한다! 인터넷 서핑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고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서핑을 두어 시간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목표는 더 멀어지게 될 것이다.
괴테는 “가장 중요한 일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먼저 일주일 동안 매시간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모두 적어라. 더불어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또 적어라. 그리고 이 모든 행동을 4개 부분으로 나눠보라. 당신이 해야 할 일들은 중요한 일들이다. 긴급하고 중요한 일과 긴급하지 않지만, 장기적 목표와 또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우선순위로 삼아 계획을 잡고 시간 활용을 하면 된다.
괴테의 말처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들을 좌지우지하지 않게 될 때 당신의 목표는 어느새 당신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justalive/22089196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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