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로 통신장비 통합관리… 트래픽 폭증 미리 막는다
5세대(G) 통신시대를 앞두고 세계 이동통신 업계가 기술 주도권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5G는 통신 속도의 향상을 넘어 기존 하드웨어(HW) 중심의 네트워크에 소프트웨어(SW) 지능이 결합돼 통신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통신 사업자들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 증가 추세에 대응해 망 부담을 줄이고 이용자의 체감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FV)란?= 5G 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FV;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입니다. NFV는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에 가상화 기술을 적용, HW 중심의 네트워크 기능을 SW로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과거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와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HW에 종속된 SW 구조인 때문에 HW와 SW 모두를 재설계하고, 다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도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서비스 확장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NFV 등장으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NFV는 서버, 스위치, 메모리 등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표준화한 HW 구조로 만들고, 그 위에 독립된 SW 구조를 통합하는 기술입니다. NFV를 적용하면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가상화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기지국에 데이터가 몰리면 자동으로 분산해 원활한 통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에 따라 여러 기지국 자원을 균등하게 나눠 사용할 수 있어, 통신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됩니다. 쉽게 말해 하나의 슈퍼컴퓨터가 분산된 통신 장비를 통합 관리해 효율을 최대로 높이는 것입니다.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의 무선신호처리부(RU)와 디지털신호처리부(DU)에서 DU를 떼어내 서버에 집어넣는 현재의 LTE 기지국 구축 방식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NFV를 채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NFV 효과는?= NFV 솔루션은 이처럼 가상화 기술을 활용, 네트워크 자원 낭비를 막아줍니다. 앞으로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장애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한 이동통신사에에 따르면 세계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지난해 12월 기준 월 13만2313 테라바이트(TB)를 기록하며, 지난 2012년 1월 2만9748 TB와 비교해 2년 새 약 4.5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또 표준 HW 구조 덕분에 혁신 서비스와 기술을 도입하기 쉽고, 통신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예를 들어 이통사들은 현재 수도권, 영남, 호남 등 권역을 나눠 1개의 장비 제조사에 모든 기지국 구축을 맡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NFV를 이용하면 다양한 장비 업체의 표준 장비를 사용해, 자유롭게 망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범용 HW에 SW를 설치하는 방식만으로 각종 네트워크를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불꽃축제나 새해 첫날 타종식 등의 상황에서는 데이터 사용량이 순간적으로 폭증, 통화 연결이나 문자메시지 전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NFV 기술을 적용하면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해도 이용자는 원활하게 통화나 문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야간이나 휴일의 경우. 장비를 저전력 모드로 운영해 장비의 가동이나 냉방 등에 사용되는 전기 소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NFV 기술, 어디까지 왔나?= 네트워크에 질적 변화를 가져다줄 NFV는 미래 기술로, 아직 상용화는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이동통신사들을 비롯한 장비 업체들은 앞다퉈 작은 영역에서부터 NFV를 상용화하고, 미래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LTE 기반 음성통화서비스인 HD보이스(HD Voice)를 대상으로 NFV 기술을 적용해 시범 운영했고, 지난해 9월 NFV 네트워크 가상화 센터인 'IPC'(ICT Product Center)를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KT는 일본 NTT도코모, 알카텔-루슨트, 에릭슨 등 해외 장비 업체와 클라우드 인프라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해나갈 계획입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데이터망의 핵심 교환 장비인 'IP 멀티미디어 서브시스템(IMS)'에 NFV 기술을 적용,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NFV 관련 국제 표준화 기구인 'ETSI NFV ISG'(European Tele-communications Standards Institute Network Functions Virtualization Industry Specification Group)에 국내 통신사들을 비롯해 세계 주요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참여해 상용화에 필요한 표준화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출처 : http://www.dt.co.kr/article_list.html?gcd=3&scd=300&ig=324164&sel_y=2015&sel_m=02&sel_d=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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