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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e/New Zealand

뉴질랜드 사용기 – 회사

by 로샤스 2016. 12. 27.

벌써 3년. 시간 참 빠르다. 늘 그렇듯이, 시간없다는 핑계로, 뉴질랜드로 건너온 이후 나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조금이라도 글로 적어보겠다는 계획은 그다지 잘 지키지 못한 거 같다. 딸 육아일기도 40주를 채우지 못했고, 포스팅해보겠다던 여러 글들도 여전히 draft 상태에 머물러 있다. 어렸을 적 띠리리이이익~~빼애애액! 하는 모뎀을 통해 접해봤던 커뮤니티, 그 이후의 인터넷 커뮤니티, 채팅, 블로그, 검색엔진, Social media라는 수많은 “공유의 장”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의 귀중한 의견/경험을 구하는 질문을 올리고, 누군가 툭 던지는 남긴 한마디에 감사해하고, 자신의 경험을 정리해서 올리고, 그 글에 좋아해하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보람을 느끼고, 그랬다. 답변/의견/사용기를 가장한 광고, 은어로 포장한 스팸, 블로거지의 사용기를 빙자한 유료 홍보로 더렵혀진 인터넷이지만, 그래도 어딘가에서, 내가 올리는 쓰잘데기없는 글들을 읽어줄 사람들이  있음을, 난 믿는다. 그래서 다시 글을 써본다. 이전에 뉴질랜드 취업기를 쓰면서(그러고보니 1년도 넘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후속글들을 계획했었고, IT종사자가 취득할만한 비자에 대한 글을 이미 써두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양이 좀 부족한듯 해서 회사 경험기를 추가로 써보기로 했다.

 

1.급여

google에 가서 nz it salary만 치면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들이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 absolute it 라는 구인에이젼시에서 발간하는 레포트를 보면 대략적으로 급여 수준을 알 수 있다(추후를 대비해서 2015년 레포트를 첨부한다 : AbsoluteIT-Remuneration-Report-July-2015 ). 내용을 보니 내 경우는 거의 평균 수준으로 보인다. 취직전에 들은 얘기에 의하면, 보통 회사에서는 연별 급여 인상이 그다지 많지 않고, 오직 “이직”을 통해서는 대폭적인 급여 인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사실이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매년 물가인상률 정도의 일률적 급여 인상이 있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보너스가 있는데, 개개인별 업무 평가에 따라 다른 금액을 받게 된다. 또한, 승진에 따른 급여인상도 있는데, 경험해보지 못한 관계로 어느 정도 인상되는 지를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 하여튼, 대폭적인 급여 인상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이직과 승진”뿐이다. 개인적으로 꽤나 친했던 동료 한 명은 부모 초청을 위해 필요한 초청자의 급여 조건때문에 이직을 결정했다.

급여를 생각함에 있어 실수령액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뉴질랜드에는 PAYE라는 소득세+ACC분담금이 부과(Tax rate calculator)되는데, 10만불 급여 소득자의 경우 2016년에 다음과 같은 세금을 낸다.

Tax calculation for individual – 1 April 2015 to 31 March 2016
– $14000까지 :10.5% –> $1,470.00
– $14000 ~ $48000 : 17.5% –> $5,950.00
– $48000 ~ $70000 : 30% –> $6,600.00
– $70000 넘는 금액 : 33% –> $9,900.00
– 총합 $23,920

허거걱, 10만불 받았는데 약 2만 4천불이 세금이다. 세금 이외에 Kiwi Saver(개인 연금 성격)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급여의 4%가 차감되므로 대략 4000불이 차감되어, 실제 수령액은 약 72000불이 되고 월 6000불이 된다. 그나저나 10만불이라는 금액은, 그저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예를 든 금액일 뿐(물론 받고 싶긴 하다), 내가 받는 연봉은 아니다.

2.휴가

샐러리맨의 3대 마약은 월급, 휴가 그리고 승진이다. 급여를 얘기했으니 휴가에 대해 얘기해보자. 보통 Annual leave(유급 연차 휴가)와 Sick leave(유급 병가)를 쓸 수 있다. Annual leave의 경우 최소 20일(주당 5일 근무 –> 4주 = 1달)인데, 입사 첫해에는 회사마다 다르게 산정하는 듯 하다. 1년이 지나서야 20일을 주는 회사도 있고, 내가 현재 다니는 회사처럼 입사 직후에 20일을 주는 곳도 있다. 병가는 최대 10일인데, 처음 6개월에 5일, 그 다음 6개월에 5일이 원칙이나,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비율별로 산정해서 36.5일 정도 근무하면 1일씩 증가되는 걸로 보인다.

휴가 사용은 상당히 자유롭다. 특히 Sick leave의 경우, 본인 말고 가족이 아픈 경우에도 사용가능하며, 2일까지는 증빙서류 첨부없이도 가능한데, 다른 회사의 경우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배우자/가까운 가족 사망시에 3일/1일 정도의 유급 휴가도 있으며, 출산/육아를 위한 Parental leave도 가능하지만 유급이 아니라 정부가 소득 일부를 보전해주는 방식의 무급휴가이다. 이외에도 Volunteering day라고 해서, Volunteer를 하기 위해 팀별로 신청하면 하루를 쓸 수 있기도 한데, 역시 다른 회사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정리하자면, 보통 20일+10일의 유급휴가가 주어지는데 그 사용이 매우 자유로운 편이다.

참고: http://employment.govt.nz/er/holidaysandleave/

3.출퇴근/근무시간

점심시간 30분은 무급이지만, 오전과 오후에 각각 유급 15분의 휴식이 있고, 공식적으로는 8시간 30분만 일하면 된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는 Flexible한 근무를 허용하는데, 근무지에서 거리가 있는 곳으로 이사간 이후 6시 30분~7시 정도에 출근하고 대략  3시 30분 경에 퇴근하는 패턴으로 일하고 있다. 맡고 있는 업무 특성상 외국과의 회의를 위해 특정 시각에는 회사에 있어줘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주 자유로우며, 이러한 점은 휴가가 가장 필요할 때 적시에 사용가능해서 정말 좋다. 작년 초, 육아로 인해 생긴 와이프의 손목 터널 증후군 때문에, 연차/병가를 모두 쓰고도 모자라서 무급 병가까지도 써야 했던 적이 있었는데,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가족이 없는 이민 생활에서 이러한 점은 정말 큰 장점으로 보인다.

근무시간 관련해서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시점, 나는 여전히 한국식으로 추가근무를 해가며 맡은 업무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역시나처럼 저녁 6시쯤에 관련 문서를 보며 있는 나에게 매니저가 다가왔다. 무슨 일 하고 있느냐길래 그 당시 작업중인 일을 얘기해줬고, 일의 난이도가 괜찮냐길래, 데드라인이 급박한 일은 아니고 단지 처음이라 잘 몰라서 추가 시간을 할애해서 파악중이라고 답했다. 짧은 대화 이후 그 다음 날, 팀의 리더가 나를 불렀다. 업무가 어떤지, 추가 시간을 꼭 써야만 하는지, 웬만하면 업무시간 중에만 하면 안되겠냐는 거였다. 요청되지 않은 추가 시간 근무는 배정된 시간 대비 업무 난이도가 너무 높거나, 배정된 시간이 너무 짧거나 등을 의미한다는 것이니, 정해진 기한안에 끝내는 데 문제가 없다면 그 시간보다 빨리 끝내기 위해 추가근무를 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리더의 관리 실수를 의미하기도 한다는 얘기였다. 그 일 이후 난 한번도 “자발적 추가 근무”를 해본적이 없다.  물론 정말 가끔, 해외 고객 지원을 위해 밤 늦게 머물거나 해본 적은 있지만, 그것은 요청에 의한 추가근무였고, 그 다음날 근무 시간 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의 보상이 주어진다. 사실 초반에 초과 근무를 했던 이유는, 90일간의 Probation period 중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한국식”으로 표현했던 것이었는데, 매니저와 리더에 의해 제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로는 근무 시간 동안 집중해서 일하도록 노력중이다.

4.복지
지금 다니는 회사는 사망이나 중대 장애시에 몇년 동안 급여 소득을 보전해주는 단체보험과 건강보험을 지원해주고 있다. 건강보험의 경우 가족도 포함해서 지원되는데, 자기부담금가 20%인 플랜이긴 해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번잡한 시내에 위치하지 않아서인지, 전 직원이 각자 주차 가능한 주차 공간이 제공되고, 커피 머신에 쓰이는 우유는 공짜로 즐겨도 된다. 이외에 자발적이지만 국가에 의해 지원되는 개인연금인 Kiwi saver 가입시 3%를 지원해주는데 이것은 자발적 복지라 아니라 고용주의 의무이다.

5.Probation period

신규 채용시 상호 협의(대부분 회사가 제시하고 피고용자가 수용하는 식이리라)하에 최대 90일(3개월이 아니라 90일)의 Probation period를 갖기로 합의하는 것이 보통인듯 하다. 해당 period동안 문제 발생시 고용주로서는 피고용자에게 이를 알리고 개선할 방법을 협의하고, 개선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계약의 종료를 통보할 수 있다. 피고용자 입장에서는 해당 기간 아무 때에나 계약의 종료를 통보할 수 있다. 구직 활동 중에 면접을 보았던 회사와 관련있는 에이젼시이게서, 현재 다니는 회사에 다니는 중에 연락이 온 적이 있다. 최종 2인까지 갔었다가 물 먹은 건이었는데, 재미있게도 최종 합격했던 사람이 정확히 90일만에 계약의 종료를 통보해왔다는 거다. 나한테 연락한 이유는 당연히 나에게 잡오퍼를 권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미 일하고 있다는 얘기에 시무룩해하던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참고 : http://findlaw.co.nz/articles/4255/employment-trial-periods.aspx

6.일하는 분위기

역시나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한창 딴짓하는 사람, 정말 몰두해서 일만 하는 사람 등등 다양하지만, 솔직히 다른 동료들이 어떻게 일하는 지 신경쓰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그러는 거 같다. 다만 딴짓하다가 매니저/리더 뜨면 황급히 스크린 전환하는 것도 동일하고…

7.친분/회식/동료들과의 모임/기타

팀별 회식비가 산정되어 반기마다 하는데 보통 점심 먹으러 간다. 가끔 누군가 나서서 저녁 모임을 만들어서 볼링도 한 게임치고 패스트푸드로 저녁도 먹고 그러기도 하고, 주중에 축구 30분 하는 모임도 있고, 예전에는 배트민턴 모임도 있고 하지만 대부분 아시아인(주로 중국/인도)이 주도하는 거 같다. 럭비 월드컵이 열리면, 승리팀 맞추기 같은 이벤트도 직원들이 알아서 하고 일년에 두번 회사 차원의 이벤트(디너와 크리스마스 파티)도 있지만 전원 참석 의무따윈 없다. 안 가는 사람은 아예 안가고, 오라 마라 얘기도 없다. 그래서 동료 사이에 끈끈함은 조금 적은 게 사실이다.

 

더 뭘 적어야 하나 고민이 되는 걸 보니 하고 싶은 얘기는 다 쓴 거 같다. 누군가 궁금해하는 사항이 있다면 댓글을 달면 답해줄 수는 있을 거 같다. 뉴질랜드 사용기를 적고 있는데, 이건 언제나 시리즈를 마무리할 수 있으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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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madforfamily.com/


본의 아니게 글을 옮겼습니다. 

참고해야될 사항이 너무 많아서 혹시나 사라질지 모를 염려에 이렇게 옮깁니다. 

개인적으로 읽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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